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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9/18 사랑을 긍정하기 위한 고민 (2)

A Couple, Fernando Botero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울고 흐느낀 밤이 지났다.

미안한 마음이 있지만 내 자신이 안쓰러운 마음도 크다.

 

숨찬 소란 뒤에도 술기운에 취해 금새 잠든 상대를 견디기 힘들어 늦은 밤 집을 나와 거닐었다. 그리고 생각했다. 내가 그토록 좇는 ‘사랑’의 정체는 뭘까 하고. 상대의 말대로 세상에서 가장 가까운 사람을 언제나 이해하고 받아주는 것이 사랑일까. 이해 구할 일은 애초에 만들지 않고, 상대를 먼저 배려하는 것이 사랑일까. 불현듯...어쩌면 많은 배려들이 상대에겐 구속이 될 수 있겠다 싶었다. 안어울리게도 배려와 집착이 혼재 된 서투른 행동들을 뜨거운 사랑으로 이해해 주었던 옛 애인이 떠올라 쓸쓸해졌다. 인연의 선택이 후회되는 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후회로 생각을 매듭지면 곤란한 법. 긍정에 닿는 길을 찾아야만 한다.

 

긍정과 닿기 위한 노력

 

둘 모두가 지금 우리가 나누는 것을 ‘사랑’이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치열하게 부딪치고 격렬하게 대립한다. 이것이 단지 사랑의  ‘방식’ 차이라고 여기고 서로 잘 맞추면 되는 것이지 하며 쉽게 대응하는 우리에게 해.피.엔.딩.은 진정 찾아올까.

 

사랑 ‘방식’의 궁합이란 게 존재할지 모른다.  손등이 손바닥과 마주친다고 박수 소리가 나지는 않으니까. 예를 들어, '마음'이 아프다 했을 때, 어디가 어떻게 얼마만큼 아픈지 얘기해보라고 묻는 것과 상대의 아픔을 나누고자 그저 꼭 안아주고야 마는 것. 둘 모두 사랑하기 때문에 하는 말과 행동이지만, 적어도 나에게 더 나은 궁합은 후자가 아닐까. 하지만, 가끔 손바닥에 손등을 가져와 부딪힌대도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사랑의 하나로 받아들인다면 그것 역시..훌륭한 궁합이 되겠지.

 

이렇게 뒤집어 생각하니 많은 문제가 나로부터 출발하고 있는 것 같았다. 세상을 다 줄 것 같은 따뜻한 손길로 만지고 쓰다듬고 뽀뽀하길 수 만 번 반복해도, 그놈의 ‘사랑’은 너무 빨리 고갈됐다. 머리로 이해하는 것과 마음으로 느껴지는 거리가 먼 것도 문제였다. 이해할 수 있는 만큼 가슴이 받아들여준다면 덜 서운하고 덜 아프고 덜 힘들것을...

 

여전히 나는 나의 사랑 '방식'이 상대에게 하늘을 나를 듯한 행복이 되어 그대로 똑같이 되돌아오면 참 좋겠다. 이런 내 자신이 부끄럽고 안타깝지만 아직 치유되지 않은 나는 그대로 이기적인채 머무는 듯 하다. 그렇다고 <클로져>의 나탈리포트만처럼..”나 이제부터 널 사랑하지 않을래.” 하며 훌쩍 어디론가 떠날 수 있는 것도 아니니 여기 일산에서 지금의 사랑이 긍정과 닿도록 더욱 더 많이 고민해야겠다.

 

어쩌면..사랑을 잘 알지 못하고, 잘 하지 못하는 건..내 자신일지 모르니까.

Posted by 슈테른